꽃을 위한 서시

나는 시방 위험(危險)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미지(未知)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존재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눈시울에 젖어드는 이 무명(無名)의 어둠에
추억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나는 한밤내 운다.

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밤 돌개바람이 되어
탑(塔)을 흔들다가
돌에까지 스미면 금(金)이 될 것이다.

........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여. 


꽃을 위한 서시
                       추상적 관념의 꽃 - 사물에 내재한 본질적 의미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무지한 존재, 본질을 인식하지 못함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일상적 행위        꽃-존재의 본질
미지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미지의 자각
무지의 상태 - 본질을 깨닫지 못함


존재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삶의  불안
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존재의 불안정성
본질 인식에 대한 회의(무의미한 존재) - 참모습 인식 불가능


눈시울에 젖어드는 이 무명의 어둠에

추억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모든 경험·감정을 모아     (불-인식을 일깨움)
나는 한밤내 운다.                                 ▶존재 탐구의 불안정성
노력

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밤 돌개바람이 되어
존재의 의미를 밝히려는 자아의 노력.   왕성함
탑을 흔들다가
표면(탑의 모습은 겉으로 드러난 것일 뿐이고 본질은 돌이다.돌은 다양한 모습으로 바뀔 수 있는데 탑은 그 중의 하나이다.)
돌에까지 스미면 금이 될 것이다.                   ▶존재의 본질 인식
도달하기 어려운 존재의 본질(금-소중한 가치)

                            시인이 추구하는 관념의 형상화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여.                   ▶대상의 미지성에 대한 안타까움
존재의 본질, 실체       본질적 존재의 성스럽고 아름다운 가치 → 본질 파악에 실패한 시인의 안타까움
(얼굴을 가리운 - 결국 존재의 본질 규명에 실패하고 만다)    인식 이전의 상태, 인식하고자 하는 노력, 인식의 상태

 

▶성격-주지적, 상징적
▶제재-꽃
▶주제-꽃에 내재하는 존재의 본질 인식의 염원
▶특징-인식론적인 언어구사와 형식적 균제미
▶출전-<꽃의 소묘>(1959)

감상
 이 시에서 '꽃'은 사물에 내재해 있는 본질 혹은 본질적 의미로 해석된다. '나'는 그것에 접근하여 해명하고자하는 인식 주체이다. 그러나 그의 간절한 욕구와 시도에도 불구하고 사물의 본질은 밝혀지지 않는다. 그가 사물의 본질에 해당하는 것(꽃)을 포착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것은 사라져 버리고 없다. 사물의 본질은 언제나 완전한 인식의 가능성 저편에 있으며, 마치 영원히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와 같다. 이것은 이 시의 철학적 의미이다. 제 3·4연은 이와 같은 좌절로 인한 슬픔과 비극적 의식을 노래한 것이다.

  **상징적 심상어
   *꽃 - 사물에 내재해 있는 본질적 의미
   *위험한 짐승 - 사물의 본질적 의미를 모르는 무지한 존재
   *어둠 - 존재의 본질적 의미를 인식하지 못하는 무지의 상태
   *추억 - 경험의 총체
   *나의 울음 - 존재의 의미를 밝히려는 시적 자아의 노력
   *신부 - 실체를 드러내지 않고 있는 존재

 

by 로스 | 2008/05/04 09:07 | 시의 향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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