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욱 칼럼] 아픔이 지도자를 만든다

성장이 없는 신앙인이 있다. 오랜 신앙생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린아이 같은 사람이 있다. 어린아이 같은 신앙인의 특징은 무엇인가? “시기와 분쟁”이다. “너희는 아직도 육신에 속한 자로다 너희 가운데 시기와 분쟁이 있으니 어찌 육신에 속하여 사람을 따라 행함이 아니리요”(고전 3:3) 어린아이 신앙은 자기 자신으로 살지 못하고, 자꾸 남을 의식한다. 비교의식에 빠져서 시기하고 질투한다. 자기 성장에 대한 확신이 없으니, 남을 깎아내리려고 한다. 그래서 가는 곳마다 분쟁을 일으킨다. 한마디로 유치한 신앙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유치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종종 김구 선생의 백범 일지를 읽는다. 지금의 시각으로 보자면 김구 선생이 조금 잘못 판단하는 부분도 있고, 아무 것도 아닌 일에 크게 흥분하는 일도 있다. 과거시험에 떨어진 것을 관리의 부패 때문이라고 말할 때는 웃음이 피어 나온다. 이전에는 김구 선생 같은 민족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탁월한 능력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뛰어난 인격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틀린 생각은 아니다.

그런데 백범 일지 전반을 읽으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탁월한 능력, 뛰어난 인격만이 지도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김구 선생이 민족 지도자가 된 것은 ‘민족에 대한 아픔’을 느꼈기 때문이다. 나라 잃은 백성에 대한 아픔, 먹고 살기 위해서 만주 등지로 흩어진 동족에 대한 아픔이 민족 지도자로 만든 것이다. 김구 선생은 많이 아파했다. 가슴으로 아파했다. 그래서 지도자가 된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스펙을 쌓으면 인물이 되는 줄 안다. 유학 다녀오고, 경험을 쌓으면 지도자가 되는 줄 안다. 아니다. 지도자는 아픔을 느껴야 한다. 아파하는 사람이 백성을 이끌 수 있는 것이다. 언제 효자가 되는가? 부모의 아픔을 가슴으로 느낄 때이다. 50세가 넘은 김구 선생을 그의 어머니는 회초리로 때린다. 맞는 김구 선생이 눈물을 흘린다. 왜? 아파서가 아니다. 어머니의 힘이 많이 빠지셨다고 느꼈기에 우는 것이다. 아픔을 이해하는 아들이 진짜 효자이다. 아픔을 모르는 사람이 지도자 행세를 할 때, 시대의 어둠이 온다.

마귀의 유혹이 무엇인가? 어린아이로 머물게 하는 것이다. 어린아이로 머물게 하는 것은 아픔을 모르게 하는 것이다. 예수님은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고 말씀한다. 자기 부인은 아픔을 품는 것에 있다. 자기 십자가 속에 남의 아픔에 우는 통곡이 숨겨져 있다. 아픔을 모르면 영원히 어린아이이다. 하나님이 왜 고난을 주시는가? 아픔을 느끼게 하려는 의도이다. 아픔을 느껴야 지도자가 된다. 아픔 없는 능력은 ‘꾼’이 되게 하지만, 아픔을 느끼는 능력은 ‘지도자’가 되게 한다.

전병욱 목사(삼일교회)

by 로스 | 2010/06/24 19:26 | 전병욱 칼럼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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